신효정입니다.

프로필 2008/09/10 21:21

 

2004년11월~미디어다음 프리랜서 기자
2006년 8월~
미디어다음 블로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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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효정


“겁대가리 하고는...쥐새끼들같이”
“썅, 그 잘난 형사 아드님 때문이야?”


고운 입에서 쉴 새 없이 거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반쯤 감은 듯한 눈빛엔 카리스마를 넘은 서늘함마저 감돈다.

국내 최초로 거대 소매치기 조직의 이야기를 다뤄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무방비도시’.
그 중심에 그녀, 백장미가 서 있다.






'무방비도시‘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단연 백장미 역을 맡은 손예진의 파격적인 팜므파탈로의 연기변신이다.

“백장미는 거대 소매치기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불사하는 무섭고도 차가운 악녀예요"
 
밝은 모습으로 명랑하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그녀는 예의 그렇듯 여전히 사랑스럽고 순수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런 얼굴에서 독하디 독한 악녀의 모습이라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손예진 역시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배역을 고사했었다고 한다.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못하겠다고 했어요. 그 정도로 저에겐 버거운 캐릭터였고요. 그러던 중 우연히 다시 시나리오를 읽게 됐고, 그 때 백장미에 대한 매력을 느꼈어요.
이 여자가 단순히 강하기만 하고 섹시함을 무기로 남자들을 유혹하기만 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차가운 이면엔 다양한 아픔도 갖고 있고 알듯 모를듯한 인간적인 면들이 보이더라고요. 좀 더 복합적인 감정이 섞인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러다보니 욕심이 생겨 도전하게 됐어요“



처음 도전하는 악역인 만큼 연기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다. 수없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 평소에 쓰지 않는 거친 말투와 은어들은 연기하기 힘든 요소로 작용했다.

“모든 게 저에겐 어려움이고 풀어야 할 숙제였죠. 손짓, 눈빛, 몸짓, 표정..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았고 모두 새로운 시도였어요.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에는 어느 정도 손예진이라는 사람, 저의 모습이 묻어났다면 이번엔 아예 저 자체를 완전히 버리고 없앤 후 새로운 사람을 창조해야했죠. 그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완전히 백장미에 몰입하기 위해 그녀가 기울인 노력은 대단했다. 극중 백장미가 입고 나오는 모든 의상을 원단부터 디자인까지 직접 관여하는 한편, 리얼한 소매치기 연기를 위해 실제 전직 소매치기 기술자로부터 고난도의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백장미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큰 노력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백장미는 포커페이스예요. 내면에 많은 것들이 소용돌이쳐도 겉으로 결코 드러내지 않죠. 소매치기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아무도 자신을 무시할 수 없게 해야 하고 늘 강한 모습만 보여야하니까요. 저 역시도 연기자다 보니까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치며 그 속에서 행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는데 대중들 앞에서는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감정을 숨겨야만 하는 백장미와 비슷한 심정이 느껴져요“




백장미라는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손예진은 악역이지만 점점 그녀에게 동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물론 소매치기라는 범죄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겠지만 백장미는 어릴 적부터 사랑보다는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불사해야 한다는 치열함을 먼저 배웠어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그녀를 보면 동정과 연민이 느껴져요”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한 손예진. 그만큼 ‘무방비도시’가 배우로서 손예진에게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손예진은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고 신중하게 대답한다.

“작품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야 나타난다고 봐요. 그 당시엔 알지 못하지만 작품이 끝나고 1,2년이 지나봐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죠. ‘무방비도시’도 최소한 1년은 지나야 저에게 어떤 의미었는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겠죠”



오는 10일, 영화 개봉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손예진은 “어느 정도 욕심을 버렸다”며 객관적인 관객의 평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사실 그렇죠. 잘했다는 얘기를 듣고싶은게 모든 배우의 욕심일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그냥 ‘손예진이 저렇게 변신을 하기위해 노력을 했구나, 저 배우는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봐주셨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예요”

그저 ‘배우 손예진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 족하다는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선 연기에 대한 열의와 진중함이 묻어났다.


2008년의 시작을 ‘무방비도시’로 화려하게 출발한 그녀는 “올해도 바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많이 바쁠 것 같아요. 일단 새로운 영화가 곧 들어갈 것 같고 올해는 드라마도 한 편 하게될 것 같고요. 어찌됐던 조금 더 다양한 장르에서 이제까지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계속 시도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새로운 연기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 있는 한 손예진은 관객들에게 ‘진짜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카멜레온 같은 그녀의 변신이 궁금해진다.




공동 취재 : 글 /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사진,영상 / 박태양『太陽』<이박고 홈페이지, 싸이미니홈피>

 



Posted by 신효정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어쨌든 그는 ‘나의 아버지’이니까요”


‘아버지’라는 이름만 들어도 유난히 가슴이 저릿해지는 사람이 있다.

영화 ‘마이파더’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애런 베이츠.(34)


지난 4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그의 첫인상은 서글서글한 인상의 넉살좋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시종일관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밝게 이끌던 그는 ‘아버지’ 이야기가 나올 때면 저절로 애잔해져가는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주위엔 모두 백인들뿐이었고, 나만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부모님의 테두리를 벗어나 대학에 입학하자 생각이 달라졌죠. 학교에 있던 동양인 동아리가 저에게 모임에 가입하길 권유 하더군요”


한국에서 내내 보육원 생활을 하다가 5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성장한 그는 그 순간 처음으로 자신이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다. 그때부터 막연히 품고 있었던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뿌리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95년 마침내 그는 군대에 자원했다. 그리고 주둔 지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내가 태어난 곳에 대해 알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 친부모님을 찾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데 일단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있어야 부모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TV에서 방영하는 가족 찾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그는 백방으로 부모의 행방을 알아보았다. 어머니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어느 날 기적같이 아버지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나 기대했던 아버지와의 첫 만남은 교도소에서 이루어졌다.


“2000년 7월, 드디어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 그저 아버지가 교도소에 계시다는 말만 듣고 친구와 함께 광주로 내려갔죠. 차에서 내리자마자 전 깜짝 놀랐어요. 기자들이 구름떼같이 모여 있더군요. 그 때 처음으로 아버지가 사형수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꿈에 그리던 친아버지가 사형수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많이 혼란스러웠다. 한동안 이 상황을 믿기 힘들었다.


“제가 상상했던 아버지와의 만남은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이 곳은 네가 태어난 곳’, ‘여기는 네가 어릴 적 자란 곳’...이라는 설명을 해주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죠. 아버지와 걷고 싶고, 아버지를 안고 싶고,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교도소에서 겨우 5분 정도만 함께 할 수 있다는 현실이 화가 났어요”


‘나의 아버지가 대체 왜?’라는 의문은 끝도 없이 점점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부자지간의 천륜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는 곧 아무런 조건 없이 사형수 아버지를 그의 ‘진정한 아버지’로 받아들였다.


그는 미국인 양부모와의 사랑과 친아버지와의 사랑을 ‘막대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미국 부모님과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일들을 함께 했습니다.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억들이 많고 충분한 유대감이 형성돼있죠. 마치 막대기를 여러 개 겹쳐놓아 절대 부러뜨릴 수 없는 것 처럼요. 친아버지와는 과거에 교감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부러지지 않을 막대기를 지금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버지를 만나면 만날수록 사랑도 커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분이 정말 나의 아버지구나’라는 느낌이 절실히 들고요”


미소 짓는 그의 얼굴에서 설핏 서글픔이 비친다.



그는 아직도 어릴 적 한국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과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그의 무의식 속에 늘 잠재돼 있었다.


“항상 비슷한 꿈을 자주 꿨습니다. 그리고 그 곳은 늘 같은 장소였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곳이 제가 어릴 적에 지냈던 보육원이더라고요. 또 이런 것도 있어요. 사람이 인형 탈을 쓰고 나오는 ‘모여라 꿈동산’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도 꿈에 자주 나왔어요. 그저 단순히 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한국에서의 기억들이었어요. 그리고 보육원에 있을 때 우리를 돌봐주던 ‘이모’라는 사람들이 세수하면서 ‘푸~’하고 소리를 내던 것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미국에 있을 때 저도 모르게 한동안 그걸 따라하기도 했죠”


그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알 수 없는 그의 ‘뿌리’를 늘 그리워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의 ‘뿌리 찾기’는 애런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양부모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둘도 없는 친구 김소영 씨의 도움이 컸다고 그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소영 씨는 주한 미군 시절 애런 베이츠의 룸메이트로 그가 친아버지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영화 상에서 배우 김인권이 맡은 역할의 실제 모델이다. 그는 아버지의 편지를 번역해주는 등, 그와 아버지 사이의 언어의 장벽을 넘게 해 준 메신저 역할을 했다.


“소영이가 제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어요. 정말 이상적인 친구라고 할까요? 그를 만났다는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생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친구입니다”


이 날도 인터뷰 통역을 위해 함께 자리한 김소영 씨는 애런의 칭찬에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싫지는 않은 듯 “진심이냐”고 웃으며 되묻는다.



지난 4일, 애런 베이츠는 양부모님, 친구 김소영 씨와 함께 영화 ‘마이파더’ 시사회를 관람하고 자신을 연기한 배우 다니엘 헤니도 직접 만나보았다.


그는 영화가 끝난 후 양부모님, 김소영 씨와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면회 장면을 봤을 때 저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더군요”


본인을 연기한 다니엘 헤니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좋았습니다. 그 당시 저의 감정을 되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 정확하게 제 감정을 잘 표현했고 완벽한 연기였습니다. 정말 만족합니다”


시사회가 끝난 후 한 관객이 그에게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고맙다고 해야 하는 상황에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저의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습니다. 영화를 보시는 모든 분들이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해요. ‘마이파더’가 주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현장스케치>


인터뷰,글 /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사진,영상 / 박태양『太陽』<이박고 홈페이지, 싸이미니홈피>
               


Posted by 신효정

새침떼기일 것이다. 도도할 것 같다. 차가워 보인다.

그녀에 대한 편견은 많다.

늘 완벽하고 고운 모습으로 트랜디 드라마같은 삶만을 보여줄 것 같은 그녀, 박시연이 영화 ‘사랑’을 통해 뜨거운 심장을 지닌 강인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진한 멜로 영화를 해보고 싶어 할 거예요. 처음 ‘사랑’의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욕심이 났어요. 내가 이 역할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더라고요”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주진모, 박시연이 주연한 영화 ‘사랑’은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한 남자의 치열한 인생을 그린 영화다.


“제가 맡은 미주라는 캐릭터는 어릴 때부터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많은 인생 역경을 겪는 인물이에요. 오직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만으로 열심히 살지만 그것조차도 세상이 허락하지 않는 비운의 여자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바치는 용기 있는 여자예요”


그녀는 “미주는 어린 시절부터 아픈 것, 상처받은 것들을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어른스럽고 태연한 척하는 성숙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미주는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것들을 표출하지 않아요. 저 역시도 참았으면 참고 담아두면 담아뒀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성격이거든요. 물론, 소심하게 삐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저랑 비슷한 부분이 참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삶은 미주처럼 불행하진 않았으면 해요”



주로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의 전작들에 비해 감정 연기가 중요한 무게 있는 작품은 처음일 터, 아직 연기 경력이 길지 않은 그녀에게 미주라는 역할은 다소 버거운 짐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함께 출연한 중견 배우 주현도 처음 박시연의 캐스팅을 두고 “쟤는 사회 경험도 없고 순진한 애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세상 역경을 이겨내는 미주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저 역시도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감정 연기는 호흡이 중요한데 상대 배우가 아무리 저에게 사랑의 눈빛을 줘도 제가 받아주지 못하면 좋은 장면이 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은 좀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대화를 많이 했어요. 감독님과 진모 오빠와 셋이서 끝도 없이 술을 마시며 대화하고, 연습하고...그렇게 밤을 새기도 부지기수였어요. 그렇게 하다보니 촬영 막바지엔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잘 맞더라고요”



부산을 배경으로 한 이번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대사가 사투리로 진행됐다. 곽경택 감독은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위해 촬영 내내 배우들에게 ‘서울말 금지령’을 내렸고, 덕분에 배우들은 사석에서도 극중 인물이 된 듯 사투리로 대화하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익힐 수 있었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의 박시연과 사투리. 얼핏 어울리지 않을 듯 보이지만 박시연은 스스로를 ‘사투리 도사’라 칭한다.


“제 고향이 부산이에요. 부모님도 아직 부산에 사시고요. 그래서 사투리로 연기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저는 이왕 사투리 쓰는 거, 진짜 토박이들이 하는 말로 쓰고 싶었는데 오히려 감독님이 '그럼 네 이미지 다 망가진다. 적당히 써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사투리 이야기를 하며 배시시 웃는 박시연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녀와 ‘도도함’은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다. 돌이켜 생각하니 정말 그렇다. 인터뷰 전, 냉면집에서 함께 식사를 할 때 말없이 사람들에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아주던 그녀. ‘예쁘다’는 칭찬에 여배우답지 않게 지나치게 쑥스러워 하며 고개를 숙이던 모습은 오히려 ‘순수함’에 가까워 보였다.


“처음엔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거든요. 게다가 애교도 없고 살갑게 굴지도 못하는지라 많이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전 그냥 무뚝뚝한건데 그런 모습이 도도하거나 새침해 보이나봐요. 예전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 진짜 안 그래요’라고 정색하며 항변하곤 했는데 이제는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아요. 사람들의 생각을 억지로 바꾸고 싶지도 않고요. ‘시간이 지나면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주시겠지...’라고 생각하며 넘기게 됐죠”


함께 열연한 주진모 역시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 박시연을 ‘매우 착하고 순수한 여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주진모씨가 저를 그렇게 봐주셨다니 저로선 정말 감사하죠. 사실 진모 오빠와 초반엔 상당히 서먹했거든요. 진모 오빠도 무뚝뚝한 편이라 처음엔 너무 무서워서 겁먹고 말도 못 걸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진모 오빠야말로 겉모습은 무뚝뚝하지만 마음은 순수하고 정말 속이 깊은 ‘진국’이라는 걸 알았죠”


‘사랑’이라는 명제는 박시연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숙제이다. 영화처럼 치열하고 운명적인 사랑이 그녀에게도 있었을까.


“사랑에 빠진 그 순간엔 모두가 다 그 사랑이 운명적이라고 믿지 않을까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동안 제가 한 사랑은 운명적이고 절절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그냥 예쁘게 했던 사랑이었던 것 같아요. 이젠 진정한 나의 소울메이트를 찾을 수 있는 운명적인 사랑은 좋지만 슬퍼지는 사랑은 하기 싫어요”


 


박시연은 감독과 배우들이 이번 작품을 ‘목숨걸고 찍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열정에 넘쳤다고 말한다.


“정말 모든 분들이 열정에 넘쳐서 찍은 작품이에요. 촬영장에서 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요. 보통 촬영을 하다보면 가기 싫은 날도 있기 마련인데 저부터도 이번 작품은 ‘오늘은 또 무슨 얘기를 할까’라는 생각에 늘 설렜거든요. 열심히 안하고 요행을 바라는 것 보다는 다들 열심히 했으니까 그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녀는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자신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인적으로는 흥행 여부를 떠나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아...박시연도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구나. 이런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구나’라는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계단, 한계단, 그렇게 차츰차츰 관객들에게 진정한 배우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그녀의 바람처럼 박시연이 영화 ‘사랑’을 통해 한국영화계의 또 하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배우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인터뷰 현장스케치 및 네티즌에게 전하는 인사>
 

 

인터뷰/글: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사진/영상: 太陽  http://blog.daum.net/sunny2k


Posted by 신효정

‘젠틀맨’, ‘꽃미남’, ‘댄디보이’


기존의 다니엘 헤니를 표현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늘 깔끔하고 매너 있는 매력만점 킹카의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그.

그런 그가 터프한 군인이 되어 돌아왔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또박또박 한국말로 악수를 청하는 다니엘 헤니.

예의 부드러운 그 미소는 변함 없었지만 그에게 풍기는 느낌이 전과는 사뭇 다르다.

눈빛이 좀 더 깊어지고 표정도 강인해졌다.



새 영화 ‘마이 파더’로 돌아온 다니엘 헤니는 더 이상 외모만 부각된 ‘모델’이 아닌 한층 성숙한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의 자유’를 느꼈어요. 로맨틱 코미디같이 기존에 했던 연기는 각본상의 어떤 울타리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규칙이나 울타리의 제약이 없어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죠”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다니엘 헤니와 중견배우 김영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마이 파더’는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아버지와 아들의 애틋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남자가 친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 미군이 되죠”


전작들의 캐릭터에 비춰볼 때 군인으로 분한 다니엘 헤니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부드러운 젠틀맨의 이미지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군인이라는 새로운 이미지의 역할을 맡아 부담스러운 점은 없었을까.


“기존의 이미지가 강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저에게도 분명히 터프함이 내재돼 있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죠. 군인이라는 역할은 늘 해보고 싶었어요. 제 아버지께서도 군인이시거든요. 그래서 아버지께 자료와 조언도 많이 구했고, 제가 드디어 그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기대가 됐죠”



주한 미군이 되어 22년 만에 친부를 찾은 입양아 제임스(다니엘 헤니 분), 그러나 꿈에 그리던 아버지(김영철 분)는 사형수의 신분으로 그의 앞에 나타난다.


자신을 버렸고, 또 지금은 사형수가 돼버린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사랑, 용서와 아픔을 모두 표현해내야 하는 만큼 섬세한 연기력이 요구되는 쉽지 않은 역할이다.


“알려진 것처럼 제 어머니가 입양아셨죠. 사실, 어머니께서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몰라 이 역할에 대한 부담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고 또 어머니께 이런저런 조언을 구하고 상의를 하면서 오히려 역할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그의 연기에 대해 감독도 “다니엘 헤니가 아닌 제임스는 상상이 안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 연기가 아닌 실제 그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는 평이다.


헤니 스스로도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움을 나타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어요. 제가 사진관 앞에서 유리를 부수고 절규하며 울부짖는 장면이었는데, 체력 소모도 많고 매우 격한 씬이라 과연 내가 가진 에너지로 이 장면을 소화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주위의 다른 것들이 신경 쓰이지 않고 오직 배역에 몰입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저에겐 감동적인 경험이었죠”



그가 이번 역할을 소화해 내기 까지는 함께 열연한 김영철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김영철 선배님의 연기 지도가 큰 도움이 됐어요. 사실 연세가 있으신 대선배님들은 늘 어렵거든요. 제가 아직 존댓말에 서툴러서 실수를 하지는 않을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요. 그런데 김영철 선배님이 연기하는 모습에 빠져들어서 저 역시도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리액션이 나올 수 있었어요. 진실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이죠. 이번 영화에서의 캐스팅도 완벽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김영철 선배님이 이번 역할을 맡게 된 것이 감사해요”


그는 영화 ‘마이 파더’가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이긴 하지만 ‘무거움’을 지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주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아요. 영화 전체가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라면 부담이 더 많이 됐겠죠. 하지만 곳곳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 찍으면서도 정말 즐거웠어요. 또 그런 것들이 영화에서도 잘 표현이 돼서 더 애착이 가고요”



현재 배우로서 그의 역할은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기엔 언어의 장벽은 장애로 작용한다. 언젠가 백퍼센트 한국어로 연기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생각은 늘 한다”며 멋쩍은 듯 웃는다.


“백퍼센트 한국어로 연기를 하게 될 날이 언젠가는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저의 어색한 대사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배우들이 연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할테고, 그렇다면 그 분들에게 더 부담을 지우는 격이 되겠죠. 저는 연기에 있어서 언어는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에겐 아직 서투른 한국말 보단 영어로 연기를 할 때 진실함이 전해진다고 보거든요. 그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연기를 이번 영화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어요”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 관객의 감정 폭을 이끌어 나가겠다’라고 당차게 말하는 다니엘 헤니의 모습에서 이번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애정이 묻어났다.


올 가을, 관객들의 가슴을 적실 영화 ‘마이 파더’가 한층 성숙해진 ‘배우, 다니엘 헤니’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 현장스케치 및 네티즌에게 전하는 인사>


 


인터뷰/글: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사진/영상:『太陽』http://blog.daum.net/sunny2k



[화보]살인미소 다니엘 헤니 단독인터뷰 스케치





Posted by 신효정

 "레디, 액션!!!”


우렁찬 목소리가 후텁지근한 한여름 밤의 열기를 고조시킨다.

감독의 사인을 받은 배우들의 액션이 분주해진다.


지난 1일 밤, 통영 21세기 조선소에서 진행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사랑’의 마지막 촬영 현장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감독, 배우, 스텝들의 열정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곽경택 감독의 일곱 번째 영화 ‘사랑’은 기존의 곽 감독이 갖고 있는 투박하고 거친 액션에 목숨을 건 뜨거운 사랑이라는 주제를 접목한 감성 액션극이다.


거칠게 살아왔지만 순수한 남자 채인호(주진모 분)는 평생 단 하나 뿐인 사랑 정미주(박시연 분)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건 싸움을 시작한다. 여기에 인호의 운명을 손에 쥔 유 회장(주현 분)과 인호에 대한 복수를 노리는 비열한 악당 치권(김민준 분)이 서로 얽히고 섥히며 치열하고 가슴 찡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날 진행된 촬영은 영화의 중반부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인호가 부산 건달들을 상대로 펄펄 나는 모습을 본 유 회장이 인호를 눈 여겨 보게 되는 운명적인 장면이다.


촬영 내내 곽 감독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작은 소품과 디테일한 연출까지 신경 쓰는 꼼꼼함을 보였다. 주인공을 맡은 주진모와 주현 역시 맡은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잠시 쉬는 시간에도 감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 촬영인 만큼 조금의 아쉬움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 모두가 열의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곽경택 감독 인터뷰 & 촬영 현장 스케치 >


촬영 현장 공개 후 가진 인터뷰에서 곽경택 감독은 “투박하고 거친 남성적 느낌의 전작들에 비해 ‘사랑’은 나에게 있는 멜로적인 감성을 반영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애수’라는 영화를 보고 며칠 동안을 묘한 감정에 휩싸여 힘들어했던 적도 있었고, 만화 ‘캔디 캔디’를 밤새 읽느라 시험을 망치기도 했었다”며 “나에게도 분명히 그런 정서가 있고,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치명적인 요소인지 나의 경험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번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주인공 채인호 역을 맡은 배우 주진모는 “(장)동건이 형 집에서 밥을 먹다가 우연히 식탁 위에 놓인 ‘사랑’의 시나리오를 보고 단숨에 빠져들어 장동건을 졸랐다”며 “‘이 영화가 바로 내 인연이다’라는 느낌이 왔고 캐스팅 됐을 때의 기쁨의 정도는 그 동안의 작품들 보다 10배 이상은 되었다 ”고 영화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주진모 인터뷰>

 


유 회장 역의 주현 역시 “내가 딱 하고 싶었던 역할”이라며 배역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늘 말론 브란도나 알 파치노 같은 외국 배우들을 보며 나이를 먹었어도 저런 멋진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배역과 상당히 근사한 캐릭터를 맡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곽경택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얼굴에서는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당당함이 넘쳤다. 감독과 배우, 모두에게 새로운 변신의 계기가 될 영화 ‘사랑’이 관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영화 ‘사랑’은 올 추석 개봉 예정이다.














    글    :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사진&영상 : 『태양』(이박고 홈페이지, 싸이미니홈피)

Posted by 신효정

얼마 전 다음 TV팟에 '교생 실습을 마치며 아이들에게'라는 제목의 UCC 동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4월, 한 달 간 중학교 아이들을 상대로 교생 실습을 했던 한 대학생이 이별을 앞두고 아이들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랩으로 담은 영상이었다. 직접 작사한 가사에 리듬을 붙여 만든 이 동영상은 현재 6만 5천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정말 멋지다', '이 열정을 끝까지 간직하길 바란다'는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과 격려를 얻고 있다.


(화제의 TV팟 동영상 보러가기->http://tvpot.daum.net/theme/ThemeView.do?themeid=130 )




<화제의 동영상 주인공 김현민 씨>


짧지만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동영상 속 인물을 직접 만나기 위해 25일, 그가 다니는 상명대학교를 찾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재 국어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민(25) 씨.


"이런 걸로 인터뷰까지 하게 되다니...쑥스럽고, 긴장되네요"


멋적게 웃으며 수줍어하는 그의 첫 인상은 그저 평범한 대학생의 모습. 하지만 교생 실습 시절의 학생들 이야기가 나오자 어느 새 의젓하고도 당당한 '선생님'으로 돌변하는 그다.



장기 살린 감동의 랩 UCC



"홍은중학교에서 1학년 국어과목 교생을 맡았었어요. 한 달 동안 느낀 점이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고마웠고 정도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 정말 아쉬웠죠.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랩으로 UCC를 만들게 된거예요. 저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평생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고등학교 때부터 힙합과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친구들끼리 모여 가사도 쓰고 클럽을 빌려 공연도 하곤 했다. 동영상 속 랩 가사를 30분도 안 걸려 금세 만들어 낼 정도의 실력자이기도 하다.


"랩은 노래보다 한 곡 안에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서 좋은 것 같아요. 아직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데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서 좀 아쉬워요"


동영상을 본 아이들은 선생님의 깜짝 선물에 감동을 받았다며 '선생님 고마워요' '선생님 사랑해요' 라는 메시지들을 보내왔다.


"사실 저는 학창시절에 교생 선생님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어요. 하지만 제가 가르친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선사해준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해요"




아이들이 선사한 소중한 기억


물론, 처음부터 친해질 순 없었다. 조금은 어색했던 첫 만남.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은 처음 맞이하는 교생 선생님을 보고 신기해하며 수근거렸지만 정작 먼저 다가오지는 않았다.


"제가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로 했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학교 생활 얘기, 좋아하는 연예인 얘기, 재미있게 본 영화 얘기 같은 걸 하면서요. 그렇게 먼저 다가가니까 아이들도 금세 마음을 열더라고요"


교생 실습 동안 그의 열정은 남달랐다. 정식 출근 시간은 8시 20분이었지만 그는 늘 6시 반까지 학교에 도착해 자신이 맡은 학급 뿐 아니라 다른 학급들도 돌아보고 일찍 등교한 아이들의 말벗도 되어주었다.


"밝게 웃어주고, 인사하고, 반겨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요즘 애들 이렇다 저렇다 얘기도 많지만 제가 봤을 때 아이들은 굉장히 순수하고 착해요. 단지 표현하는 법이 서툴러서 그렇지 본성은 때묻지 않은 그냥 아이들이에요"


그는 교생을 하면서 교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진심'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아이들이 저에게 이런 얘기를 했어요. '교생 선생님은 어차피 한 달만 있다가 가는데 친해지면 뭐하나, 애정은 줘서 뭐하나' 이렇게 생각했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진심으로 자기들을 아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진심이 전달된 것 같아서 울컥했죠"


교생 실습 마지막 날, 그와 아이들은 서로의 '진심'을 전달했다.


"아이들이 저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더라고요. 교실을 풍선으로 예쁘게 꾸미고, 초코파이로 케잌도 만들어주고, 편지도 주고요. 정이 넘치는 아이들이죠.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어요. 저도 답례로 짱구가 그려진 귀여운 캐릭터 양말을 한 켤레씩 선물했는데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이 김현민 씨에게 준 편지와 그림들>

그가 아이들에게 준 선물은 양말 뿐이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랩과 춤을 준비했는데, 사실 춤은 추기 좀 힘들었어요. 제가 선천적으로 심장병이 있거든요. 다섯 살 때 대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여전히 건강이 안좋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춤을 추었다. 아이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어릴 적부터 심장병이 있었고 몸이 약했지만 난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나는 내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해서 랩 공연도 하고, 농활도 다녀오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내 인생을 만들어 나갔어. 너희들은 나보다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니 많이 부딪쳐보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길 바래'





<아이들과 함께한 소중한 순간들>



사랑으로 가르치는 진정한 선생님 되고파


왠지 모를 묘한 감정에 휩싸여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도 있었다.


"저희 반 남자아이 중 하나가 저에게 자기의 꿈도 선생님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처음 선생님의 꿈을 품은 게 중학교 1학년 때였거든요. 기분이 묘하면서 뭉클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 아이에게서 선생님을 꿈꾸던 어린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어요. 그 꿈, 꼭 이루라고 했죠. 저의 격려가 그 아이에게 힘이 되고 또, 훗날 그 아이가 뭉클한 마음으로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교생 실습을 통해 그가 얻은 것은 아이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선생님이 되고싶다는 그의 꿈에 대한 '확신'이었다.


"전 아이들이 정말 좋아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요즘 아이들은 나쁘지 않아요. 단지 속마음을 능숙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뿐이죠. 그런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돼서 많은 사랑을 주고 싶었지만 '내가 교사가 될 수 있을까', '과연 교사가 내길일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교생 실습을 통해서 그런 고민들이 확 날아갔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저에겐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거든요. '내가 갈 길은 이 길이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제 꿈에 대한 확신을 준 아이들에게 더 고마워요"


그는 단순히 수업만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닌,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선생님이라는 역할은 수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아이들 생활 지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인생에 밝은 빛이 돼 줄 수 있는 진정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제가 예전에 쓴 랩의 가사 중에 '교실이란 클럽안에/ 교단이란 무대위에/ 학생이란 관객앞에/수업이란 공연을해' 라는 구절이 있어요. 그게 제 인생의 목표랍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꼭 학생이라는 관객 앞에서 아주 멋진 공연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꼭 그렇게 할 거예요"




아이들에게 전하는 랩을 부탁하자 5분 여 만에 두 개의 랩을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김현민 씨입니다.^^



Reported by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Posted by 신효정

인터뷰를 위해 미리 약속장소에 도착해 와타나베 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기자시사회에서 인삿말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는 미소 띤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더군요.

의외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시사회 전 인삿말과 언론과의 인터뷰가 매우 긴장됐던 모양입니다.

그 모습을 보니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세계적인 배우도 대중 앞에 설 때는 저렇게 긴장하고 떨기도 하는구나..

스타이기 이전에 그도 그냥 보통 사람이구나..

그 순간 다소 긴장돼 있던 제 마음도 조금 편해질 수 있었고요.

덕분에 첨부터 끝까지 편안하고 즐겁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 갑자기 저의 타이핑 속도를 보고 속으로 내내 놀랐다고 하시더군요...

희한하게도 그 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갑자기 멀쩡히 치던 타이핑이 버벅대기 시작...-.-;;;

와타나베씨가 그 얘기를 해서 갑자기 타이핑을 잘 못하겠다고 하니ㅠㅜ

그래서 일부러 마지막에 얘기한거라고 하며 엄청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으시더라구요^^


참 매너있고 다정다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이고요.

팬이 돼버렸네요.ㅋㅋ


이번 영화 좋은 결과 있길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멋진 연기 보여주셨음 합니다.^^


(사진은 하정임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감사^^)








Written by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Posted by 신효정

'일본의 국민배우'

'카리스마의 상징'

'헐리우드가 인정한 배우'


배우 와타나베 켄(48)을 표현하는 수식어들이다.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탐 크루즈와 함께 초원을 누비던 용맹한 무사, '배트맨 비긴즈'의 화려한 무술의 달인, '게이샤의 추억'의 중후한 재력가인 체어맨까지. 강렬하고 선 굵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가 평범한 가장의 모습으로 한국을 찾았다.


                                                               [사진= 하정임]


오가와라 히로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일의 기억'은 평범한 샐러리맨이 어느 날 갑자기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며 겪는 고통과 갈등, 그리고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작품으로 와타나베 켄이 단독 주연으로 열연했다.


그동안 비범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면, 이번 영화에선 예고 없이 찾아온 병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고 눈물도 흘리는 평범한 우리네 모습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23일, 영화 '내일의 기억' 홍보차 내한한 그를 만나 영화와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양한 매력 지닌 '천생 배우'


                                                                   [사진=하정임]


강렬함. 역시 그랬다. 그 동안의 작품에서 보았던 예의 카리스마 넘치는 그 눈빛, 그대로였다. 그러나 눈이 마주치자 금세 부드럽고 환한 미소를 띠며 정겹게 악수를 청하는 그다.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제 장모님이 고향이 부산인 한국분이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또 제가 좋아하는 감독, 배우가 많은 곳이라 더 각별한 느낌이 들고요. 이렇게 가까운데 그 동안 못 와봤다니...앞으로는 자주 와야겠네요"


첫 한국방문에 대한 소감으로 운을 뗀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도 던지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 만큼은 시종일관 매우 진지한 모습이었다.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이거다' 싶었어요. 그동안 스케일이 큰 영화에서 강인한 배역만을 해와서 그런지 지금의 나와 같은 선에서 같은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역할을 맡고 싶었죠. 일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하느라 가정을 등한시했던 한 가장이 알츠하이머 선고를 받고 가족과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캐릭터도 매우 끌렸고요"


                                                               [사진=하정임]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하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그는 보다 현실적이고 리얼한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나봤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물론, 실제로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 동료들을 만났고 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보며 철저한 조사를 거쳤어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시간의 흐름에 맞춰 한달 반 동안 체중도 8kg을 줄였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사람들이 알츠하이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고, 실제 병을 앓는 환자와 가족들이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두려움 보다는 극복할 의지와 희망을 느끼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연기를 위해 고민하는 작업조차 즐겁다"고 말하는 그는 천생 배우였다.



'내일의 기억', 나의 이야기


                                                                 [사진=하정임]


사실 이번 영화에 쏟는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17년 전에 받은 백혈병 선고. 배우로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그는 당시 주연을 맡았던 영화도, 그 밖의 다른 일들도, 모두 포기해야 했다. 그 역시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던 아픔을 겪었기에 이번 작품의 배역에 더욱 공감하며 몰입할 수 있었고, 이전의 그 어떤 영화보다 커다란 보람과 성취감을 맛보았다.


그는 이번 영화를 찍으며 새삼 깨달은 것이 많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다행히 치료가 돼서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됐지만 당시엔 배우로서, 백혈병에 걸려 투병한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감추려고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찍으며 알게 됐어요. 그 때의 난, 내가 느끼는 고통과 괴로움을 타인에게 알리고, 도움을 청하고 싶어 했었다는 것을요. 영화 속에서도 충격을 받은 주인공이 가족과 동료들에게 병을 숨기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곧 발각되고 그들의 따뜻한 애정으로 조금씩 삶의 의미를 찾게 되죠"


그는 병으로 인한 죽음과 끔찍한 고통 따위의 극적인 설정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병에 걸려도 여전히 배가 고프면 밥을 먹죠. 졸리면 잠을 자고요. 환자와 가족들에게 닥친 그저 현실적인 일상을 담고 싶었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요. 저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봐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짧은 순간, 그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한다.



인생과 가족의 참의미 말하고파


                                                                 [사진=하정임]


'내일의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20대의 불같은 사랑을 그린 연애영화라면, '내일의 기억'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중년 부부의 따뜻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가족영화에 가깝다.


"한마디로 우리의 인생과 가족에 대해 말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엔 사무라이도, 게이샤도 나오지 않습니다. 닌자나 도깨비도 등장하지 않죠. 여러분과 똑같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비록 나라와 언어는 다를지라도 사람이 살면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같다고 봅니다. 인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가족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많은 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습니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진심어린 그의 표정에서 영화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진솔한 연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ported by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Posted by 신효정

 

                                                                     

"분식점에 왜 가냐고요? 싸고 맛있잖아요!"

 

최근 인터넷에 "분식점에서 앙드레김을 보았다"는 네티즌들의 목격담이 분식점 안에 앉아있는 그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명실공히 패션계의 거장이자 한국을 넘어선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는만큼 '앙드레김'을 떠올리면 이름도 생소한 고급 요리만 즐겨먹을 것 같은 편견 때문이었을까.

 

그가 분식점에서 경호원들과 함께 김밥을 먹고 있는 사진은 금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고 '재밌고 신선하다' '평범한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다양한 반응들이 속속 올라왔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기만한 디자이너. 하지만 그 화려함 속에 감춰진 '인간 앙드레김'은 어떤 사람일까. 솟아오르는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신사동에 위치한 그의 의상실을 직접 찾았다.

 

친절하게 취재진을 맞아주는 앙드레김의 첫 인상은 과연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카리스마가 물씬 풍겼다. 하지만 '그저 식사를 하기 위해 간 것 뿐인데 왜 화제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머쓱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소박한 우리네 이웃을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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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디어다음/뉴스블로거팀]

<분식점, 자주가요>

 

"저도 그 사진을 봤어요. 전 김밥집이나 분식점에 가는 거 참 좋아해요. 일단 맛있고, 음식도 빨리 나와서 시간도 절약되고요. 무엇보다도 가격이 정말 싸잖아요. '이 가격으로 팔아서 남는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미안할 정도에요"

 

분식점에서 그가 가장 즐겨먹는 메뉴는 김밥과 떡국, 떡볶이라고. 하지만 눈처럼 하얀 옷을 입고 떡볶이를 먹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면 조금 아슬아슬하다. 행여나 흰 옷에 떡볶이 국물이 튈까봐 걱정되진 않는지 조금 오지랖 넓은 질문을 해보았다.


"그래서 항상 무릎에 커다란 앞치마를 깔고 음식을 먹어요. 가능하면 흰 옷에 튀면 안되니까요. 하지만 제 옷은 비싼 옷감이 아니고 면 재질이라서 국물이 튀어도 물에 바로 빨 수 있어서 편리해요. 그럴 땐 입었던 옷은 빨고, 여분의 옷으로 또 갈아입곤 하죠"


 

그가 분식점을 자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학생들' 때문이란다.


"분식점에 가면 학생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좋아요. 활력이 넘치고 생동감 있다고 할까요? 저는 학생들의 꾸밈없는 순수함이 좋아요. 물론 먹고 있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발랄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어린 학생들은 식사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몰래 찍기도 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기념 촬영을 하자고 조르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식사를 방해받는 것만큼 불쾌한 일은 없을 터, 귀찮거나 기분 나빴던 순간도 있을 법 한데 그는 '전혀 그런 적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식사를 하고 있으면 학생들이 다가와서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데 전 오히려 참 기뻐요. 최대한 성의껏 포즈도 함께 취해주고요. 어떤 학생들은 저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일부러 분식점에 들어와 음식을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돈도 별로 없을 학생들에게 괜히 미안해져요. 그래서 제가 학생들이 먹은 음식까지 함께 계산할 때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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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디어다음/뉴스블로거팀]


실제로 그는 거리낌 없이 사람이 많은 곳을 활보한다. 대중들과 소통하는 게 즐겁고 기쁘다는 그다.

 

"인사동, 명동, 코엑스 같이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고 싸인이나 기념촬영을 부탁하세요. 그럼 전 굉장히 기쁜 맘으로 응해드려요. 그 분들을 귀찮아 하거나 피해가는 건 옳지 않아요. 오히려 저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 기분 좋죠. 아주 어린 초등학생부터 노인분까지 저를 알고 좋아해준다는 사실이 참 감사해요. 그 순간 저도 참 즐겁고요"


<내 성대모사? 기분 좋아요!>

 

때때로 앙드레김은 코미디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한다. TV에 나오는 '성대모사' 좀 한다는 사람이면 십중팔구 그의 특이한 말투와 제스처를 흉내낸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일이지만 정작 본인은 불쾌하지 않을까.


 

"가끔은 보기 민망할 때도 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더라고요. 저를 흉내내는 코미디언들을 실제로 만나보면 그렇게 순수하고 좋은 분들일 수가 없어요. 결코 그 분들이 나쁜 뜻으로 연출하는 게 아니거든요. 또 그 분들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그런 것이 오히려 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초연해질 수 있었죠. 한마디로 '모든 게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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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다음/뉴스블로거팀]


 

<나이는 숫자일 뿐>

 

1935년생. 어느 덧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그에게는 여전히 '순수함' '열정'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10대의 순수하고 동화적인 꿈, 20대의 환상적이고 열정적인 꿈을 그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저는 제 나이를 의식하지 않아요.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작품도 나이에 맞게 점잖아지고 조금은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전 오히려 최근 들어 더욱 젊은 꿈, 환상적인 열정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순수함을 잃은 작품 세계는 저에겐 의미가 없거든요. 어릴 적부터 품어왔던 아름다운 꿈과 동화적인 환상의 세계는 지금도 제 마음 속에 계속 이어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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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디어다음/뉴스블로거팀]

그는 일을 하지 않는 주말과 연휴가 싫다고 말한다. 그저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일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 대화를 하면 할수록 '세계적인 디자이너'라는 칭호 속에 숨어있는 진솔하고 따뜻한 모습에 어느 새 '인간 앙드레김'에 대한 순수한 호감도는 커져만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의 장단점을 얘기해달라는 말에 '장점은 없어도 단점은 너무 많다'며 쑥스러워하는 그에게서 최고의 실력뿐 아니라 '겸손함'까지 갖춘 진정한 거장의 모습을 보았다.



-앙드레김에 대한 진실과 오해-


▽앙드레김은 늘 흰 옷만 입는다?

 

"사람들 앞에 나설 때는 항상 흰 옷만 입어요.  전 어릴 때부터 흰 눈이 내리는 날을 제일 좋아했어요. 시골에서 자랐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에, 지붕에, 골목길에,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이 온통 덮여있을 때 그 눈을 밟고 다니는 게 정말 행복했죠. 그래서 전 지금도 눈오는 날이 좋고 흰색, 맑은 물, 투명한 크리스탈 같은 걸 좋아해요.물론 저도 35년 전까지만해도 여느 사람들처럼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었어요. 그러다 흰색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지금까지 사계절 내내 흰 옷만 입게 된거죠. 하지만 '항상' 흰 옷만 입는 건 아니예요. 사람들 앞에 나설 일이 없는 취침시간은 예외죠. 하얀 색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잠옷만큼은 프린트된 무늬나, 줄무늬를 입기도 하고 또 그 밖의 색깔을 입을 때도 있답니다"


▽앙드레김은 우리말 해침꾼이다?


"제가 외국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 전 경기도 고양군 신도면 출신입니다. 고양군(지금의 고양시)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모두 나왔죠. 제가 영어를 많이 쓴다고 얼마 전에 '우리말 해침꾼'에 선정됐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건 그 분들이 저에 대해서 자세히 관찰을 안하시고 내린 결론이라고 봐요. 그저 코미디언들이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희화화해서 흉내낸 걸 보고 그릇된 판단을 하신 것 같아요. 전 '겸손'을 미덕으로 삼고 있지만 우리나라 고유의 역사와 언어, 문화에 대해서 한국인으로서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곧 저의 디자인 철학이기도 하고요. 코미디언들이 TV에 나와 흉내내는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백번 천번 잘못된 인식이에요"


▽앙드레김의 옷은 일반인들이 입기 힘들고 디자인도 모두 비슷하다?


"제가 추구하는 건 예술성과 작품성입니다. 언젠간 의상박물관에 보존돼서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수 있는 그런 옷이요. 실제로도 세계 여러 곳에서 의상박물관에 작품을 보존하고 싶다는 제안이 많이 들어옵니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세요. 수십 개의 작품을 봐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그것이 바로 피카소만의 개성이고, 독창적인 예술의 세계죠. 제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예요. 제가 추구하는 것은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왕실의 분위기를 재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때그때 유행하는 외국 트랜드를 모방한다면 장사는 잘될 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그렇게 돈을 버는 것은 하나도 부럽지 않아요. 누구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가 있는데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과 비교하는 것도 옳지 않고요. 전 오백 년, 천 년 후에도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활동했던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외국 것을 모방하느라 급급하지 않았고 한국 디자이너로서 그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추구했다' 라는 기록이 남겨지리라는 신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입을 수 없는 옷이라고 해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네요. 한국인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것이 저의 자부심이니까요"


인터뷰/글 : 신효정 (http://topstargirl.com)
사진 : 하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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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효정